어느 날 마조가 강서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스승이 계신 곳을 들렀다.
마조가 향을 사르고 엎드려 절하자, 회양은 이런
계송을 읊었다.
"나는 그대가 집에 가지 않기를 충고한다.
그대가 간다 해도 도는 움직이지 않는다.
옆집에 사는 늙은 여인은 그대의 어린 시절 이름을 부르리라."
마조는 스승의 충고를 받아들여 다시 태어난다 해도 집에는
가지 않기로 맹세했다.
그후 오직 강서에만 머물렀는데, 사방에서 제자들이 모여들었다.
어느 날 대매라는 승려가 처음으로 마조를 친견하고 나서 물었다.
"부처란 무엇입니까?"
마조가 말했다.
"현재의 이 마음이 곧 부처다"
이 말을 듣고 대매는 문득 깨달았다. 이후 그는
대매산으로 돌아가 몇 년이 지나도록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어느 날 마조는 한 승려를 보내 그를 시험해 보도록 했다.
승려가 대매에게 물었다.
"도대체 마조 스님께 무슨 말씀을 듣고 깨달음을 얻으셨습니까?"
대매가 말했다.
"현재의 이 마음이 곧 부처라는 말을 들었지"
"그런데 요즘 들어 마조 스님의 말씀이 좀 달라지셨습니다."
"어떻게 달라졌단 말인가?"
"이제 마조 스님은 이 마음 자체는 마음도 부처도 아니라고
말쓰하고 계십니다."
대배가 말했다.
"그 늙은이가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짓을 언제나 그만둘까?
그가 아무리 '비심비불'을 말한다 해도 나는 오로지
'즉심즉불' 일 뿐이다!"
승려가 돌아와 마조에게 사실을 이야기하자 마조가 말했다.
"매실이 다 익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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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꾸앙'은 이렇게 썼다.
달은 어디로도 그림자를 던질 생각이 없고
연못은 달을 묵게 할 의도가 없네.
히로사와의 물은 얼마나 청명한가!
--(1573-1645) 다꾸앙 소오호오.
일본의 선사. 명리를 싫어하고 권력에 굽히지 않는 선기가 있어
한때 유배 생활을 하기도 했다. 도꾸가와 이에미쓰를 비롯하여
조정과 막부의 많은 사람이 귀의하였다.
유케를 간청하는 사람들에게 '몽' 이라는 한자를 남기고
단정히 앉은 채 입적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단무지가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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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쇼 강의
다꾸앙이 묵고 있던 절은 히로사와 호수 근처에 있었다.
이 작은 시에는 선(zen)의 정수가 담겨 있다.
달은 어디로도 그림자를 던질 생각이 없고......
그대는 달이 바다와 호수, 연못에 그림자를 비출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달은 결코 그런 의도가 없다.
다른 한편,
연못과 호수, 그리고 바다는 달을 묵게 할 욕망이 없다.
달을 비추는 데 관심이 없다.
호수는 달 그림자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호수는 그것에 관심이 없다.
다꾸앙의 시는 그대에게 말한다. 의도 없이, 목적 없이, 무엇인가
성취하려는 욕망 없이 살라고.
그저 즉흥적으로 순간에서 순간을 살라.
무슨 일이 일어나든 아무 불평이나 판단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그것을 받아들이라.
설령 죽음이 온다 해도 춤과 노래로 환영하라. 그것이 선(ZEN)의 전통이다.
선의 스승들은 죽기 전에 가르침 전체를 압축하는 짧은 시 한 구절을
남기는 것이 전통이다.
그것은 두 가지 사실을 보여준다. 하나는 그들이 죽음을 완벽하게
의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죽음을 슬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의 시는 기쁨과 만족을 보여준다.
그대가 요구하지 않아도 존재계는 그대에게 모든 것을 준다.
의도를 갖고 사는 사람은 반드시 절망하게 마련이다.
기대를 갖고 사는 사람은 좌절할 수밖에 없다.
존재계는 그대에게 아무 의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 의도 없이
산다면, 아무 기대 없이 산다면, 그때엔 그대가 지금까지 꿈꾸어 왔던
모든 것이 지금 현재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기적과 같다.
달이 호수에 비친다. 호수는 결코 그것을 요구한 적이 없다.
달 또한 그럴 의도가 없다. 존재계는 즉흥적으로 움직인다. 거기에
그대의 욕망, 그대의 야망, 그대의 기대를 개입시키지 마라.
바로 그런 욕망이 혼란을 일으킨다. 욕망은 그대의 마음속에 혼란을
일으킨다. 그러나 아무 의도나 기대도 없다면 히로사와 호수는
얼마나 청명한가!
달이 비추지만 호수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달이 떠오르고, 히로사와 호수는 자연스럽게 즉흥적으로
달을 비춘다. 달이 비치지 않는다 해도 호수는 절망하지 않을 것이다.
달이 있든 없든 아무 것도 문제될 게 없다.
히로사와 호수는 고요하다. 고요한 호수........
그대 내면의 의식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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